<출처: http://image.yes24.com/momo/TopCate63/MidCate04/6233376.jpg>

요즘은 책을 충동적으로 구매하는 일이 잦다.
바쁘다는 핑계로 서점을 자주 찾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Yes24의 매력(?)적인 혜택들을 포기하는 것도 손쉬운 일이 아니고,
결정적으로 딱히 읽고 싶다는 강한 유혹을 갖게 만드는 책도 많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충동 구매는....
반반의 확률을 가지고 있다.
기대하지 않았던 재미를 구했거나,
처절한 실망감을 갖게 했거나....

이 책은...
Yes24의 배너에서 보고 구입을 했는데,
서평들이 다들 좋았었다.

하지만,
기대감이 컸기때문인지는 몰라도,
서평 만큼의 충만함은 사실 없었다.

보고있는 내가 다 민망할 정도의 독설들...
(그 나라 사람들이 들었다면, 화낼만도 한...그런....)
(근데 그런 나라들에서도 이 책이 번역되어 출판되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여행을 좋아하는 난,
(그렇다고 많은 나라를 다녀본 건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처음가는 나라는 편견없이 대해야 한다는 나름의 원칙을 가지고 있다.
(내가 선택한 나라들에 불편한 감정을 가지고 있어봐야
내 여행만 우울해 질 뿐이다.)
마찬가지로 처음 대하는 사람은 일단 좋게 보려고 노력한다.
헌데 이책에 묘사된, 내가 가보지 못한 여러 나라들에 대한
편견이 생길까 조금은 두려웠다.
(오스트리아 사람들에 대한 내용은, 설마 그럴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웃으면서 머리통을 깨버리려 한다니...참...)

하지만, 지은이가 묘사한 곳 중에는
극찬(?)을 아찌기 않은 곳도 있었다.

우선은
책 초반에 나오는.....북극....
내가 평생을 걸고 꼭 보고 싶은 광경 중에 하나인....
오.로.라......
지은이의 얘기에 기대가 반쯤은 꺽였고, 반쯤은 배가 됐다.
(그럼 원래랑 같은 건가....ㅋ)

오로라는
아주 추운 겨울에 맑은 날에만 볼 수 있다는 사실.
하지만, 북극권에서 맑은 날이란 거의 없어서,
오로라를 보기위해선 한달 정도 잡고 가야한다는 사실에 반쯤 절망했고,
(실제 지은이는 한달을 계획했다가 보름 만에 오로라를 봤다더라...
게다가 묵었던 마을은 특이한 사건이 없는 조금은 지루한 곳이라는....)
헌데, 오로라를 묘사하는 지은이의 말투는 경외감에 휩싸여 있는 듯했다.
(이래서 더 보고 싶다...ㅜ.ㅠ)

또 다른 한 곳은
이탈리아의 카프리.....
재작년 이탈리아를 갔을 때는
북쪽에서 내려와 로마까지만 갔었다.
하루정도의 시간이 더 있었다면,
가봤을 나/폼/소 + 카프리......ㅋ
묘사된 카프리를 상상하면서
그 당시에 가봤어야하는데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피어올랐다.
(나중에 꼭 가봐야지....ㅋ)

총평(?)을 하자면,
너무 힐난한 독설이 눈에 거슬리기는 하지만,
사심없는 그의 묘사도 나름 나쁘지 않았고,
더욱이 내 여행에 대한 갈등을 더 심화시켜 버린 그런 책이다.


몇가지 마음에 드는 구절이 있어 적어본다.
(혹 저작권 문제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

나는 흐르는 물을 보면서 변기에 앉아 여행이랑 얼마나 이상한 일인가 생각했다.
집의 안락함을 기꺼이 버리고 낯선 땅으로 날아와 집을 떠나지 않았다면 애초에 잃지 않았을
안락함을 되찾기 위해 엄청난 시간과 돈을 쓰면서 덧없는 노력을 하는 게 여행이 아닌가.

...

그러나 나는 가지 않았다.
대신에 콜라를 한 잔 더 주문하고, 오가는 페리들을 바라보았다.
다른 상황이었다면 아시아에 갔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아무래도 상관없다.
여행이란 어차피 집으로 향하는 길이니까.
Posted by 물빛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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