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1.17 연애라는 게임에서... 3

연애라는 게임에서...

Etc. 2010. 1. 17. 12:54 |
그런 얘기가 있다.
연애를 함에 있어서 더 좋아하는 쪽이 지는 거라고...

몇 차례의 경험을 통해 난 이 말을 참 많이 공감해왔다.
내 감정이 더 컸던 경우에 더 많이 아파하고 조심스러워했다는 것을...
그래서 최근에 후배로부터 어드바이스를 요청받았을 때도 비슷한 맥락의 얘기를 해주었다.
상대방에게 끌려다니지 않으려면 쿨해지라고~
아니면 최소한 쿨한 척이라도 하라고...
그러면 100%의 성공을 안겨주지는 못하더라도 연애라는 게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꺼라고...

후배는 뭔가를 깨우쳤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고
나 역시 후배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뿌듯해했던 기억이 있다.

헌데
요즘엔...
도대체 연애라는 게임에서 승자라는 게 있기는 한 걸까???
라는 회의적인 생각이 들고는 한다.


사실 난 겁쟁이다.
수 차례의 상처를 겪고서는
그 상처가 두려워
내가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나를 더 좋아하는 사람을 택하곤 했다.
연애의 시작부터 우위를 점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그런 관계가 내게 승리자의 지위를 안겨주었냐고 묻는다면
꼭 그렇지도 않았다는 것을 이제 나는 알게 되었다.

그 관계에 있어서
나는 100%의 만족감을 얻어본적이 없었다.
항상 위에서 상대방을 내려다보면서
상대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전능함(?)에 만족해하면서
그렇게 연애를 즐겼지만
항상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에 시달리고는 했다.
그래서 제풀에 지쳐 떠난 사람도 있었고,
내가 싫증나서 끝나버린 사람도 있었다.

상대방은 어땠을까?
내 변덕에 마음 졸이며
연애를 했겠지만,
최소한 자신의 감정엔 충실했기 때문에
그부분에 있어서는 만족하지 않았을까?

아마도 나와 상대는
서로 갖지 못하는 것을 더 크게 느끼며
어리석은 사랑을 하지는 않았을까?

항상 연애를 맺으며 내게 남는 것은
좋은 사람을 곁에 두지 못하고 보내버렸다는 자괴감과
그때 잘해주지 못했다는 미안함뿐이었다.

이런 내 모습이 승자의 모습인 것인가?

시간이 흘러
어린 시절의 치기가
부끄러워지는 나이가 되어갈수록
그건 연애가 아니라
단지 내 이기심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아마도
서로를 아껴주며,
보살피고,
서로에게 충실한 것이....
그리고 나와 상대 사이에는 승자와 패자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따라서 사랑은 게임이 아님을 깨닫는 것이...

그것이 연애에서 승리하는 길이 아닐까싶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Posted by 물빛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