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movie.empas.com/Image/x00/03/87/44_p1.jpg>

※ 언제나 그렇듯이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ㅋ

몇일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에 대한 글을 남기다가,
문득 생각난 영화....

사실 침대에서 뒹굴다,
우연히 보게 된 영화라 앞부분은 놓쳐버리고 말았다.
(아마 OCN을 통해서 봤지 싶다....)
헌데, 내용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여운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2006년 초였던가?
이 영화가 공개되고선 각종 영화 관련 매체들에서는 칭찬 일색이었다.
특히나 내가 즐겨보는 "무비위크"에서의 칭찬들은 내게 큰 인상을 남겼었다.
하지만, 영화매체, 평론가들의 극찬엔 개인적으로 반감(?)이 있던터라...
인상은 깊었지만, 속으론....
"보나마나 재미는 없겠지...."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얼마 뒤 이 영화에 대한 생각들은 까맣게 잊게되었다.

물론 틈틈히 "무비위크"에서는 이 영화에 대한 내용을 전했었다.
기억나는 기사(?)는....(인터뷰였던가?)
부대 내 생활을 촬영하기 위해
감독이 어느 부대에 방문해 몇 일을 부탁했었단다.
물론 나중에 허가를 해줬는데,
아마 부대 관계자는 군 홍보 영화라고 믿게 되었던 것같다....(윤종빈감독이 의도한 것이든...아니든...)
그래서 감독과 배우들은 몇 일만에 모든 장면을 찍고,
도망치듯(?) 부대를 떠났었다고 한다...ㅋ
(기사에 내용이 가물가물해서......내 기억 나는대로 쓴건데...사실과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다...^^;)

또 이 영화가 윤종빈감독의 졸업작품이라 2000만원이던가로 제작했었다는 전설같은 얘기가....ㅋ


암턴 각설하고,
이 영화를 잊고 지내다가
OCN에서 우연히 이 영화를 보게 됐다.
첨에는 예전의 극찬들과 군부대 촬영 에피소드가 기억나
호기심에 보기 시작했다.
("그래 지루하겠지만, 얼마나 괜찮은지 함 보자!"라면서....)

그런데, 이 영화 진짜 물건(?)이더라....
진짜 감독이 잡아낸 디테일은 근래 한국 영화 중에 최고가 아닌가 싶다.
(기자의 얘기처럼) 차기작이 엄청 기다려지는 그런 감독으로 내게 다가와 버렸다....

줄거리를 잠깐 언급하면....
모범적인 군생활로 병장들로부터 이쁨받는 상병 태정(하정우 분).
중학교 동창인 승영(서장원 분)이 같은 내무반에 신병으로 배치되면서, 그 모범 생활이 꼬이기 시작한다.
태정은 친구인 승영을 잘 챙겨주고, 둘만 있을때는 편하게 대화를 하곤 했다.
그런데, 승영은 군대 내 비합리적인 문화에 반감을 갖고 있었고,
사사건건 고참들에게 반항을 하곤 했고, 태정은 이를 무마하기 위해 행동하면서
말년을 힘들게 보낸다.

허나, 국방부의 시계도 흐르는 법!
때가 되어 태정은 제대를 하게되고,
남겨진 승영이 걱정스럽기만 하다.

일상으로 돌아온 태정은 군대를 잊고 살아가는데,
어느날 문득 승영에게서 전화가 온다.
"휴가 나왔는데, 꼭 좀 만나고 싶다"는 말을 하면서...
태정은 마지못해 승영을 만나지만,
승영의 태도가 짜증스럽기만 하다.
끝내 승영을 버려두고 가버리는데....

태정이 제대하고 남은 승영은 그렇게 자신이 반감을 가졌던 비합리에
점점 적응을 하게 되고,
후임으로 신병 지훈(윤종빈 분)이 들어오게 된다.
승영은 지훈을 합리적이고, 인간적으로 대해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지훈은 그 유명한 고.문.관.
잘 대해 줄수록 위아래를 모르고, 정신 못 차린다.
지훈때문에 고참에게 갈굼받기를 수차례.
승영은 지훈에게 짜증을 내고 만다.

지훈은 잘해주던 고참 승영의 변화가 힘들다.
이제 자기를 갈구기만하는 승영.
이런 군생활이 힘들다.
게다가 여자친구는 이별을 고하고.
그래서 그는 화장실에서 목을 맨다.

승영은 지훈의 죽음으로 자신의 정체성(혹은 사고방식)에 대한 혼란이 시작되고,
휴가를 나와 태정을 찾는다.
(아마도 승영은 궁금했지 싶다. 어떻게 자기 그렇게 잘 보듬었는지.
그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태정은 알고 있을 꺼라 생각했을 듯 싶다.)
하지만, 태정은 자신을 외면하는데.......

헉헉, 쓰고 보니 잠깐 언급한 정도가 아니네....-_-a
줄거리의 거의 대부분을 얘기한 것같넹...
하지만, 이 영화는 줄거리를 알더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고, 즐길 만한 영화라 확신한다.

내가 이 영화를 극찬하는 이유는...
4주간의 군사 훈련과 회사 생활로 병역을 마친 내가 공감할 수 있을만큼
정말 현실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 섬세한 디테일이란....ㅋ
(실제 다녀오신 분들은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난 내 주변 친구들에게 귀동냥으로 들은 군생활을 눈으로 보는 듯했었다....)
게다가, 재밌기까지 하다!!!!

안보신 분들은 꼭.꼭.꼭. 챙겨보시라. 감동하실 것이다....ㅋ
특히 여자분들이나, 저처럼 병역을 마치신 분들은 꼭!!!

꼬랑쥐
영화에서 지훈을 보면서, "진짜 찌질하게 생겼다."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그 지훈이 윤종빈 감독이더라.....ㅋ

※ 주의 :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영화와 한글 제목이 똑같다. 영문은 the를 제외하고 같고...
Posted by 물빛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