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image.yes24.com/momo/TopCate57/MidCate08/5678040.jpg>

나는 무신론자다.
어쩌면 무신론에 가까운 불가지론자일 지도 모른다.
초월자의 존재 자체에는 긴가민가하고 있지만,
일상에서 접하는 종교에서 주장하는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니까 말이다.
(자신을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간다고 얘기하는 편협한 신이나
자기 이외의 종교는 쓸어버리라는 폭력적인 신은 정말 존재하지 않을 것같다.
오히려 일전에 소개한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이 좀 더 신에 가깝지 않을까?)
 
언제나처럼 Yes24를 거닐다가
도발적인 제목에 관심을 갖게 된 책이다.
 
만.들.어.진.신.이라...
왠지 무신론자들의 교과서가 될 것같은 제목이다.
내용 역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해서 나도 탐독해 내려갔는데,
부분부분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고,
좀 독설적으로 보이는 부분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논리적이고 설득력이 있는 내용들이다.
 
도킨스가 전개하는 논리는 거침이 없고,
매끄럽다.
논리만 가지고 본다면,
반론의 여지는 그다지 존재하지 않는 것같다.
물론 종교계의 반론이 있었다.
(현재 국내에 이 책에 대한 반론으로 번역된 책이 2권 정도 있는 듯하다.
공평(?)을 기하기 위해 나중에 그 책들도 읽어볼 요량이다.)
하지만, 그들의 반론은
논리적이라기보다는
다분히 종교적인 듯하다.
(아직 읽어보지 못해서 뭐라고 평하긴 이르지만,
어느 독자의 서평에서 이런 뉘앙스를 느낄 수 있었다.
확실한 판단은 그 반론들을 읽어본 뒤로 미뤄둬야겠다.)
신의 존재를 부정해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뭐냐라는...
도킨스도 종교가 주는
신을 믿는 것이 주는 위안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런 위안보다는
내가 힘들때
날 감싸줄 수 있는 주변 사람들의 가슴이
더 큰 위안을 준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요약해 얘기하려니 좀 말이 이상하지만,
책을 읽어보면 수긍가는 내용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무신론자보다는
오히려 종교인들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무신론자가 읽으면
자신의 생각을 공고히 하게 되어
어쩌면 편협한 쪽으로 빠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고,
종교인들이 본다면
자신의 신앙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다.
좀 급진적인 내용이긴 하지만,
종교 울타리 밖에 있는 사람들이 가진 생각을
좀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해서 목회자의 길을 선택해 노력하고 있는
절친한 친구에게 이 책을 선물하려고 한다.
친구 녀석이 좀 더 넓은 시각을 갖게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 녀석의 종교적인 마음에
비종교인들의 생각을 아우를 수 있는 마음을 갖게 된다면,
좋은 종교인이 될 것같아서다....
개인적으로 친구 녀석의 선택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좋은 목사가 되길 열렬히 응원한다.
다만 내게 교회 다녀보라는 권유만 안한다면...^^;;;)
 
마지막으로
나는 종교인들에게
그들만의 리그에 갖혀서 세상을 편협하게 보지 말고 넓은 시각을 가지라고 설득하고,
종교인들은 내게
현실 세계뿐만 아니라 영혼의 세계까지 볼 수 있는 넓은 시각을 가지라고 설득한다.
(어찌보면 좀 아이러니하다.
넓은 시각이란 같은 단어가 이렇게 다르게 쓰이다니.....)
 
누가 옳았는지는
내 개인의 종말 이후에나 확인할 수 있겠지?
 
꼬랑쥐 - 노파심에 사족을 달면,
             난 종교를 가진 사람들을 비난하는 게 아니다.
             내 자신은 신을 믿지 않고,
             이건 내 종교적 취향이니까
             내 종교의 자유를 존중 받고 싶을 뿐이다.

꼬랑쥐2 - 읽다가 몇가지 맘에 드는 구절이 있어 옮겨본다.

저는 우리가 무엇인가를 위해 존재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단지 진화의 산물일 뿐입니다. 그러면 누군가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지요. '저런, 목적이 없다고 생각하다니 당신의 인생은 참 황량하겠소.' 하지만 나는 맛있는 점심을 먹을 기대감에 차 있습니다.
만들어진 신, p.159 - 왓슨

종교는 매일 시시각각 당신의 모든 일을 지켜보는 보이지 않는 (하늘에 살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확신을 사람들에게 심어주었다. 그리고 그 보이지 않는 사람은 당신이 하지 말았으면 하는 열 가지의 목록을 가지고 있다. 당신이 그 열 가지 중 어느 것이라도 하면, 그는 당신을 고문하고 고통을 주는 특수한 곳으로 당신을 보내어 세상이 끝날 때까지 목이 메도록 비명을 지르고 울부짖게 할 것이다... 하지만 그는 당신을 사랑한다!
만들어진 신, p.423 - 조지 칼린


Posted by 물빛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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