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사는 세상

Etc. 2009. 6. 14. 01:50 |

지인의 소개(?)로 보기 시작한 드라마다.
사실 TV를 잘 안보는 편이기 때문에
이 드라마가 방영되는 시기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 소개로 하나티비를 통해 다시 보게 되었다.
현빈도 송혜교도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배우들이 아니었기에
심심하게 처음을 시작했다.

그.런.데....
이 드라마에 빠져들게 되었다.

시청률은 낮았지만, 매니아가 존재하는 드라마라더니....

특히나 현빈보다는 송혜교의 연기가 정말 좋았다.
미묘한 감정 연기가 좋았다.
울먹울먹하며 대사를 내지르는 모습이 좋았다.

또, 드라마를 보는 내내 부러웠다.
나도 저런 연애를 해봤으면 하는...
준영(송혜교 분)이 지오(현빈 분) 집에서
지오 등에 업혀 청소하는 장면이 정말정말 부러웠다.
또 준영의 집에서 준영이 청소를 한다며,
등을 바닥에 대고 퍼덕거리는 모습도 귀여웠다.

그러나
이 드라마에 빠져들게된 솔직한 이유는......
동질감이었다.

나도 지오처럼 자존심 강한 사람이고,
11년까진 안되지만 연희(차수연 분)같이 오래만났다가 먼저 결혼한 연인이 있으며,
연희와 지오, 준영과 준기(이준혁 분)같이 헤어진 뒤 친구로 남은 옛 여자친구가 있고,
준영처럼 날 사랑해주고, 나 역시 아직도 마음 정리가 안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날 드라마에 빠져들게 하는 것들이었던 듯 싶다.

약 5개월을 만나고,
헤어진지 3개월이 되어가는데도,
아직 마음 한 구석이 무겁다.
드라마의 지오처럼 내가 정리하자고 했기 때문에
내가 연락할 수는 없지만,
(예전엔 헤어지고 마음이 정리된 뒤에 연락을 하고 친구로 남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그런데 4년반을 만났던 친구와 헤어지고는 그러지 않는게 예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씩 걸려오는 그 아이의 전화가
부담스럽지만은 않다.

헤어지기로 결심한 이후에도,
또 그만하자고 얘기한 뒤에도,
그 아이에겐 항상 미안한 마음 뿐이었다.
그 짧은 5개월의 시간동안
수없이 싸우고
그 아이의 요구로 몇 차례 헤어지기도 했었지만,
번번히 마음 돌려줬었던 그 아이인데...
난 단 한번의 결심으로...
모질게 그 아이를 대했다.

일전의 통화에서
그간의 서로의 안부를 물었는데,
그 아이에겐 많은 일들이 있었다.
힘든 일이 있었을 때
곁에서 지켜주지 못했던 게 무척이나 미안했다.

내가 만났던 모든 사람들은
행복했으면 좋겠는데....

아무튼 내 마지막 연애는
드라마 속 준영과 지오같았으면 한다.
(물론 긴 시간 헤어져있었던 장면을 제외하고 말이다....)

꼬랑쥐 - 연애시대 이후 처음으로 드라마를 보면서 눈물을 흘려본 것같다....
Posted by 물빛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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